4
順伊라는 今年 열여섯 살 먹은 在家僧의 님이 잇섯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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멀구알가치 만 눈과 노루 눈섭 갓흔 빗나는 눈초리,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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白頭山 天池 속에 仙女갓치 몹시도 어엽벗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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總角들은 山에 가서 「콩쌀금」 하여서는 남 몰내 색시를 갓다주엇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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老人들은 보리가 슬 새알이 밧고랑에 잇스면 고이고이 갓다주엇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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마을서는 귀여운 색시라고 누구나 稱讚하엿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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멀구 광주리 맥업시 내려노으며 아버지다려,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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「아버지, 우리를 중놈이라고 해요, 중놈이란 무엇인데」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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「중? 중은 웬 중! 長衫 입고 곳갈 쓰고 木鐸 두다리면서 남미아미타불 불너야 중이지, 너 안 보앗늬, 日前에 왓던 동양버리 중을」 -- 그려나 엇던지 그 말소리는 비엿다,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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앗가 山에서 나무들에게 몰니우던 일을 생각하엿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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老人은 憤한 드시 낫자루를 휙 집어리며,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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「중이면 엇대? -- 중은 사람이 아니라던? 다른 百姓하고 婚事도 못하고 마음대로 옴겨 사지도 못하고」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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「잘덜 한다, 어듸 봐! 내 에야 손가락 한아 대게 하는가고」 하면서 말업시 의 머리를 쓰다듬엇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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順伊도 그저 슬푼 것 갓해서 함 울엇다, 얼마를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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北關의 六鎭벌을 遊牧하고 다니는 族이 잇섯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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갑옷 입고 풀투구 쓰고 돌로 근 독기를 메고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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해 잘 드는 陽地볏을 라 노루와 사슴잡이 하면서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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水草를 라 아모 대나 단녓다, 이리저리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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사내와 갓치 먹으며 입 맛추며 놀며 지냇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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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리다가 淸山을 두고 구름만 가는 아츰이면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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山嶺에 올나 도 고, 풀도 고 --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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말은 한가히 풀을 고 개는 을 르고,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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잡아서 먹고서, 먹고서, 잡아가지고 --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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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래서 술을 먹고 게집질을 하고 兒孩를 낫고 싸홈하고 領地를 앗고, 暗殺이 니러나고 --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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酋長, 武士, 妻, 母, 兒孩, 石釜, 草衣 --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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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것이 서로 죽고, 앗고 업서지고 하는 對象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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平和스럽고도 殺伐한 世代를 오래 보내엿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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天幕 속 한 자리에서 잠자든 夫婦와 父母와 妻子와 모든 것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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一族은 複雜한 것을 모르고 그날그날을 보내엿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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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네들은 탐탐한 空氣를 모르고 성가신 道德과 禮儀을 모르고 아름다운 말씨와 表情을 몰낫섯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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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저 아름다운 색시를 맛나면 안해를 삼고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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압마을에 고구려 군사가 처드러왓다고 들 ,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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天幕마다 여러 곳에서 나 만은 牡丁들이 모조리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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나갈 엔 울며 불며 매여달니는 안해를 물니치면서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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처음으로 大義를 위한 눈물을 흘녀보면서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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냇가에 七星壇을 뭇고 밤마다 비럿다, 하늘에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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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러나 그 이듬해 가을엔 슬푼 奇別이 왓섯다,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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싸홈에 나갓던 군사는 모조리 敗해서 모다는 죽고 더러는 江을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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-- 사랑하던 女子와 말과 石釜와, 石銅簫를 내버리고서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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卽時 고구려 관원들이 왓섯다 이 天幕村에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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종으로 쓰기로 하고 그대로 六鎭에 살게 하엿다,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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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네는 或 둘도, 모여서 一定한 部落을 짓고 사럿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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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一族은 世上을 그립어하며 怨罔하며 지냇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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順伊란 咸鏡道의 邊鏡에 리운 在家僧의 님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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놀아도 집중과 시집가도 집중이라는 定則밧은 者!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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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러나 누구나 이 줄을 모른다, 집중이란 을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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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저 집중집중하고 辱하는 말로 나무들이 써왓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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해지기리하여서 물터에 물길너 나섯다,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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오래 묵은 돌부처 구월 볏헤 을 씨스면서 六甲을 외우고 안저 잇섯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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지나던 길손이 낫잠 자는 터전도 되고 --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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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 아래는 바로 움물, 박아지로 풀 수 잇는 움물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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마을서 먹는 움물, 나무들이 발 씻는 움물, 왕벌이 지는 움물, 여러 길에 쓰는 샘물터가 잇섯다,
114
그 겻헤는 致齋붓치던 베각이 드리웟고.
115
나무이 원두싸름하여 먹고간 -- 먼 자최가 남엇고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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샘물 우엔 벌네먹은 버들입 두어 개 엿고 --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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으아, 우습다 시집 간다더라, 請婚왓다구.
120
「부자집 며누리 된다고, 엇던 애는 죳켓다」
123
「밧두 두맥소쉬 잇고 소두 세 마리라나 잇고 흥!」
124
「더구나 새신랑은 글을 안다더라, 諺文을」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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「 인물도 얌전하고, 버리도 잘하고」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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빈증거리는 것 갓기도 하고, 불어워하는 것 갓기도 하며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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가만히 「시집」 「新婦」 하고 불녀보앗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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어엽분 일홈이다 함애 저절로 낫치 불거진다,
132
「나두 그러케 된담! 더구나 그 「선비」 하고」
133
그리다가 문득 앗가 아버지 하던 말을 생각하고
134
나는 집중집중으로 시집가야 되는 몸이다 하매
136
「엇재 그 선비는 집중이 아닌고? 諺文 아는 선비가, 에그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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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 富者집은 집중 家門이 아닌고? 가엽서라」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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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는 그저 울구십헛다 가슴이 답답하여지면서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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「노자 -- 노자 젊어 노자 늙어 ......」 하는 나무의 牧歌가 들닐 ,
143
順伊는 작 놀나 얼는 물동이에 물을 퍼담엇다
144
가을 바람이 버들닙 한 쌍을 물동이에 쥐여넛코 --
148
하늘이 부르는 저녁 노래가 고요히 돌아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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順伊를 릴 , 그는 저절로 가슴이 엿다 -- 成長한 處女의 가슴에 人生의 노래가 돌아 못 견대게 깁부엇다, 그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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어대서 갈닙이 지며 희파리 소리가 들닌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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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러자, 새알만한 돌메기 발충에 와 러진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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順伊는 무엇을 달앗는지 모로 도라셧다
156
少年은 여나왓다, 밧으로 벙글벙글 우스면서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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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리고 호주머니에서 「쌀금」을 내여 슬몃시 쥐여준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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낫츨 드지 못하얏다 늘 하던 햇족 웃기를 닛고 --
162
「너 멀구밧흐로 갓던? 엇재 혼자 갓늬?」
163
「나허구 갓치 가자구 하지안엇늬? 누가 이던?」
166
順伊는 그저 고개를 썰네썰네 흔들엇다, 少年은 해진 少女의 귀볼을 드려다보며
172
「올치 알엇다 너 붓러워 우늬? 우리 아버지 너 집으로 婚事말 갓다더니 올치 그게 붓럽구 우냐!」
174
「얘 너는 우리집에 시집온단다, 勸馬聲 소리에 가마에 안저서 응」 順伊는 한 거름 물너서며
175
「듯기 실타 나는 그런 소리 듯기 실타!」
178
少年은 웃다가 이 눈치를 채리고 얼는 달녀들어 물동이를 이어주엇다.
180
한 가지 女王갓치 거러가는 거륵한 그 姿態를 貪내보면서
181
마치 圓光둘|은 聖女를 보내는 듯이 한 앗가워서 --
187
두려움과 驚異가 「쿠 -- 핏트」의 활살이 되엿다.
192
아츰나주 胡風이 부는 山國에도 피기 시작하엿다.
193
女性은 太陽이다! 하는 소리가 少年의 입살을 각금 슷첫다,
195
사랑은 在家僧과 諺文 아는 階級을 超越하여서 붓헛다,
199
두 그림자는 늘 샘터에 모혓다 남의 눈을 리면서,
200
물우엔 닙 마음 속엔 「닛지 말난 풀」
203
妻女의 짓두그릇엔 웬 춍각의 토수목 엿고
204
누가 쓴 「諺文본」인지 뎅불뎅불 굴넛다
205
順伊의 맘에는 알 수 업는 領主가 드러안젓다,
206
콩쌀금 주던 美少年이 處女의 가슴에 아아 諺文 아는 선비가 안기엿다.
209
날마다 단 지고 오다가 그 집 압 돌각담 우에 와 안젓다,
214
아츰은 저녁이 멀고 저녁은 아츰이 그립은
217
쌋키는 王子, 王女의 사랑갓튼 사랑의 城을
219
헐기는 在家僧의 定則이 헐기 시작하엿다.
227
順伊도 在家僧의 씨를 밧아 傳하는 機械로 가게 되엿다.
230
헐 수 업시 그 해 겨을에 洞里 尊位집에 시집 갓섯다,
235
「엇재 저럴가, 諺文 아는 선비는 엇저고, 흐흥 중은 역시 중이 조흔 게지」 하고 비우섯다.
237
이 소문을 듯고 少年은 밤마다 밤마다 울엇다.
238
그러고 단 한 번만 그 색시를 맛나려 애썻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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狂人가치 아츰 저녁 물방아간을 다니며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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맹세한 順伊가 엇재 갓슬가?」 하면서.
243
열흘이 지나도 順伊는 그림자도 안 보엿다
247
단순한 녯날의 記憶을 이럿케 드러놋슴닛가?」
248
「아, 順아, 어대 갓늬 녯날의 愛人을 버리고 어듸 갓늬?
249
너는 참새처럼 아버지 품막에서 날아오겟다더니,
250
너는 참새처럼 내 품안에서 날어갓구나.
253
諺文도 내버리고 선비도 업는 어듸로 갓늬?
254
「멀구알 다 파라 烈女傳을 싸겟다더니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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물네젓기 타령하던 에 듯던 부형새 운다 아, 順아!」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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「하날이시어, 칼을 주소서, 世上을 뭇질를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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順伊가 살고 녯날의 샘터가 노인 이 世上을 뭇질를!」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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더곳처라 酋長이란 년석이 제 맘대로 며논 情性의 道德律을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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「쿠핏트」의 지나간 뒤는 이 쓰러지고,
276
「밧카스」의 노래 뒤는 피가 흐르나니.
278
몃 날을 두고 울던 少年은 열흘이 되자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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보렘이 한아 둘너메고 이 마을을 낫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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다시는 이 을 안 드딀 作定으로 --
284
구름은 빌가 險하게 奔走히 來往하는데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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農夫들은 如前히 호미를 쥐고 밧헤 나갓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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諺文 안은 선비 일은 차츰차츰 이즈면서.
297
검은 文明의 손이 이 마을을 다닥처왓다,
298
그래서 여러 사람을 田土를 팔어가지고 차츰 낫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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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리고 아츰나주 즘승 우는 소리 외에도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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차츰 요란하여 갓다, 옷 다른 이의 그림자도 고.
306
이듬해 여름 江邊인 이 마을에 옴겨왓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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멀구 는 山谷에는 土地調査局 枝手가 다니더니,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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間牒이란 放浪者와 密輸出 馬夫의 안해되는 順伊의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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